'삼성 주총'서 고개숙인 한종희…노태문·경계현 사내이사 선임 [종합]

입력 2022-03-16 13:36   수정 2022-03-16 13:43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사진)이 16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갤럭시S22의 게임 성능을 저하시키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의무화가 논란을 빚는 데 대해 고개를 숙였다. 경계현 사장(DS부문장)과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한종희 부회장 "심려끼쳐 송구"…고개 숙여 사과
한 부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3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GOS 관련 질문을 받자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고객 여러분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드린다"며 몸을 낮췄다. 특히 한 부회장은 사과 발언을 할 때 직접 단상 앞으로 나와 주주들에게 허리 숙였다.

GOS는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할 경우 기기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추는 등 성능을 인위적으로 다운시키고 연산 부담을 줄여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아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22를 출시하면서 GOS를 비활성화하거나 삭제할 수 없도록 해 이용자 선택권을 박탈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 부회장은 "GOS는 게임들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해 스마트폰 성능을 최적화하는 의도로 기획했다"며 "고사양 게임은 장시간 일관성 있는 성능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게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적정 한도까지 CPU, GPU의 성능을 제한해 발열은 최소화하고 대신 일관성 있는 성능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상의 성능을 원한다는 시장 요구가 많아 이를 반영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배포했다. 앞으로 고객 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이런 이슈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GOS에 대해 사죄도 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했다. 회사가 성장하고 저희 제품이 많이 팔리는 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진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주주 의견에 대해선 "노태문 (사내이사) 후보는 2013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낸 뛰어난 경영자이자]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며 "MX사업부의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두둔했다.
경계현 "파운드리 GAA로 기술 리더십 이어가겠다"
경 사장은 이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관련해 "상반기에 차세대 GAA(Gate All Around) 공정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정 안정화와 생산확대로 공급능력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고성능컴퓨팅(HPC)과 인공지능(AI) 등 주요 성장 응용처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에선 차세대 공정의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메타버스·자율주행 등 신규 응용처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솔루션을 제공해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경 사장은 "보급형 모바일 제품에도 공급을 확대해 센서 사업 일류화 기반을 구축해나갈 것"이라며 "핵심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운영 체제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파운드리 수율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복잡도가 증가해 물리적 한계에 근접하고 있다"며 "초기 램프업에 시간이 소요됐으나 점진적 개선으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율을 개선하고 웨이퍼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라인 운영을 최적화하고 있다"며 "수익성 개선과 공급 물량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4나노(㎚) 공정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의 수율을 3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100개를 생산할 경우 70여개가 버려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퀄컴은 당초 삼성전자에 3나노 공정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 생산을 맡길 예정이었지만 대만 TSMC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 사장은 "고객과 관련해 구체적 부분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한다. 퀄컴과 많은 부분 협력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도 적극 협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성과급 차등 지급에 따른 임직원들의 사기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경쟁력 유지를 위해 동종업계 최고 수준 대우를 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사업 특성상 원가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이므로 조직 문화 혁신, 일하는 방법 개선 등 임직원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심 받았던 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

주총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사내이사 선임안은 일부 주주들 반대에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상정했다.

관심을 모았던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찬성률 97.96%로 가결됐다. 표결 결과 출석한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는 44억329만6612주 중, 찬성 주식수는 43억1360만2631주다.

일부 주주들은 갤럭시S22의 GOS 논란으로 주주 가치가 훼손됐다며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해왔다. 이날 주총 현장에서도 노 사장의 선임에 반대하는 주주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반대한 경 사장(찬성률 86.34%)과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86.11%) 관련 안건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삼성전자 지분 8.69%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주주권익의 침해’, '감시 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이들 사내이사의 신규 선임을 반대해왔다.

국민연금은 이와 함께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의 사외이사 선임안,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재선임안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각각 찬성률 69.53%, 74.46%로 가결됐다.


이날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입구에서는 전국삼성전자노조가 노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노조 관계자는 "GOS 사태는 최고 스마트폰인 갤럭시의 성능을 믿어준 소비자들을 기만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사후 재발 방지가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총에 참석한 삼성전자 주주 A씨(49)는 "오랜 주주인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하는 주총은 처음 참석한다"며 "GOS 사태 때문에 와봤다. 경영진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주총이 끝난 뒤 주주 B씨(69)는 "나이든 사람들 발언 기회를 많이 줘서 좋았다"면서도 "지금 회사에 많은 문제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주주들 질문도 날카롭지 못했고 그나마 나온 민감한 질문들에 대한 경영진의 답변도 그닥 시원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514명(위임장 포함)의 주주가 참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506만6466명을 기록 중이다. 현장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를 감안해 21대의 체온측정기·손소독기와 3대의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다. 1층에서 주총장 입구인 3층으로 이어지는 동선에는 수십명의 직원이 배치돼 발열체크와 소독을 안내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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